식품공장을 새로 짓거나 임대 공간에 인테리어를 하실 때, 가장 많이 듣는 후회가 “공사 끝나고 보니 다시 뜯어야 한대요”입니다. 벽 하나, 문 하나 위치 때문에 영업등록이 미뤄지고, 나중에 HACCP을 준비하면서 또 한 번 공사를 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작업장 구획은 공사가 끝난 뒤에 고치면 비용이 크게 드는 부분이라, 도면 단계에서 미리 잡아두시는 게 제일 싸게 먹힙니다. 오늘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14와 HACCP 고시 별표1을 기준으로, 설계 전에 꼭 확인하셔야 할 구획 기준을 안내해드립니다.
작업장은 다른 용도 공간과 분리돼야 합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6조는 업종별 시설기준을 별표14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식품제조·가공업은 별표14 제1호에 해당하는데요, 그중 나목 1)은 작업장이 독립된 건물이거나 식품제조·가공 외의 용도로 쓰는 시설과 분리돼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분리는 벽이나 층으로 별도의 방을 나누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1층 한쪽을 사무실로 쓰고 다른 쪽을 작업장으로 쓰신다면, 그 사이가 벽으로 막혀 있어야 합니다. 파티션 몇 개 세워두고 사무실과 작업장을 나눴다고 보시면 안 되고요. 창고형 건물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쪼개 쓰실 계획이라면 이 부분부터 도면에 반영하셔야 합니다.
같은 목 6)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작업장은 폐기물·폐수 처리시설과 격리된 장소에 설치해야 하거든요. 폐기물 보관 장소를 작업장 출입문 바로 옆에 두는 배치는 설계 단계에서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분리, 구획, 구분은 서로 다른 말입니다
별표14를 읽다 보면 분리, 구획, 구분이라는 단어가 따로 나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조문에서 뜻을 정확히 구별해두고 있어서, 이걸 헷갈리면 공사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용어 | 조문상 의미 | 근거 |
|---|---|---|
| 분리 | 벽이나 층 등으로 별도의 방을 나누는 것 | 별표14 제1호 나목 1) |
| 구획 | 칸막이·커튼 등으로 나누는 것 | 별표14 제1호 나목 2) |
| 구분 | 선·줄 등으로 나누는 것 | 별표14 제1호 나목 2) 단서 |
별표14 제1호 나목 2)는 작업장을 원료처리실, 제조가공실, 포장실, 그 밖에 제조·가공에 필요한 작업실로 보고, 각각을 분리 또는 구획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조공정이 자동화돼 있거나 시설·제품의 특수성 때문에 분리나 구획이 필요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선이나 줄로 구분할 수 있으면 된다는 단서가 붙어 있고요.
그러니까 원료를 씻고 다듬는 공간과 포장하는 공간 사이에 적어도 칸막이나 커튼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바닥에 선만 그어두는 건 예외적인 경우라서, 처음부터 그걸 전제로 설계하시면 나중에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바닥, 벽, 배수는 공사 때 한 번에
같은 나목 3)은 바닥과 내벽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바닥은 콘크리트 등으로 내수처리를 하고 배수가 잘 되도록 해야 하고, 내벽은 바닥에서 1.5미터까지 밝은 색의 내수성 재질로 하거나 세균방지용 페인트로 칠해야 합니다. 물을 쓰지 않고 위생상 위해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되고요. 작업장 안의 구조물, 벽, 바닥, 천장, 출입문, 창문은 내구성과 내부식성이 있고 세척·소독이 쉬워야 합니다.
바닥 배수 기울기나 배수구 위치는 공사가 끝난 뒤에 바꾸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물을 많이 쓰는 제품이라면 설비 배치를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춰 배수로를 그리시는 게 순서입니다. 나목 4)의 환기시설, 5)의 해충·설치류·빗물 유입 차단 구조도 같은 시점에 함께 반영하시면 됩니다.
화장실도 위치가 중요합니다. 별표14 제1호 마목 1)은 작업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에 정화조를 갖춘 수세식 화장실을 두도록 하고 있거든요. 화장실 문이 작업장 쪽으로 바로 열리는 배치는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HACCP까지 생각하신다면 청결구역을 따로 잡으세요
영업등록만 놓고 보면 여기까지가 기본입니다. 그런데 생산 품목이 HACCP 의무 대상이거나, 나중에 인증을 받으실 계획이라면 기준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HACCP 대상인지부터 애매하시면 HACCP 의무 대상 확인하는 법을 먼저 보셔도 됩니다.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 고시 별표1의 선행요건 중 식품제조·가공업소 부분을 보면, 영업장 관리 제3호에서 작업장을 청결구역과 일반구역으로 분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식품 특성에 따라 청결구역을 다시 청결구역과 준청결구역으로 나눌 수도 있고요. 쉽게 말하면 포장 전 제품이 공기 중에 노출되는 공간은 청결구역, 원료 입고나 외포장처럼 오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간은 일반구역으로 보는 방식입니다.
제6호는 작업장 출입구에 구역별 복장 착용 방법을 게시하고 손 세척·건조·소독 설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12호는 탈의실에서 외출복과 위생복(신발 포함)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분리 또는 구분해 보관하라고 정하고 있고요. 결국 작업자가 밖에서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고, 청결구역으로 들어가는 길이 도면에 그려져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선행요건 전반은 HACCP 선행요건 프로그램 안내 글에서 따로 다뤘으니 함께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동선은 원료와 사람, 두 갈래로 그리세요
같은 별표1 제13호는 원·부자재의 입고부터 출고까지 물류 동선과 종업원 이동 동선을 설정하고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7호는 작업장 안에 종업원 이동경로를 표시하고, 그 경로에 물건을 쌓아두지 말라고 정하고 있고요.
설계할 때는 도면 위에 화살표를 두 번 그려보시면 됩니다. 한 번은 원료가 들어와서 보관되고, 처리되고, 제조되고, 포장돼서 나가는 길입니다. 다른 한 번은 사람이 출근해서 탈의실을 거쳐 작업장에 들어가는 길이고요. 이 두 선이 청결구역 안에서 거꾸로 흐르거나, 원료가 들어오는 문과 완제품이 나가는 문이 같아서 서로 엉키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두부 공장을 예로 들면, 콩을 불리고 가는 공간에서 쓰던 운반 카트가 포장실까지 그대로 들어가는 동선이라면 다시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조명도 설계 때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별표1 제9호는 작업실 밝기를 220룩스 이상으로, 선별이나 검사 구역은 540룩스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고, 제10호는 식품이 노출되는 작업장의 조명에 파손이나 이물 낙하를 막는 보호장치를 달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사 전에 확인하시면 비용이 줄어듭니다
도면이 나오기 전이라면 먼저 어떤 품목을 만들지, 그 품목이 어느 업종에 해당하는지부터 정하셔야 합니다. 업종에 따라 적용되는 시설기준이 달라지거든요. 식품제조·가공업 등록 서류와 절차는 식품제조가공업 등록 안내 글에 따로 적어두었습니다.
실제로 등록이나 인증 상담을 하다 보면, 공사를 거의 마친 뒤에 문의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때는 이미 벽이 올라가 있어서 선택지가 좁아지고요. 반대로 공사 전에 우리 품목이 어떤 기준을 적용받는지, HACCP 의무 대상인지만 먼저 확인해도 도면에서 고칠 수 있는 게 훨씬 많습니다.
한국식품행정은 식품제조·가공업 등록과 HACCP 인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도 상담은 무료라서, 공사 들어가기 전에 우리 업종과 품목에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 먼저 물어보셔도 괜찮습니다. 수임 후에는 추가 비용 없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해드리고, 등록증이나 인증서를 전달해드리는 것으로 업무가 마무리됩니다. 지금까지 100건 넘게 진행했고, HACCP 인증은 평균 3개월에서 4개월 정도 걸립니다. 홈페이지 견적 계산기로 대략적인 비용도 미리 보실 수 있고요. 애매하시면 전화 한 통이 빠릅니다. 한국식품행정(여름행정사사무소) 010-8369-0447, foodkr.co.kr 로 연락 주세요.
법령과 고시는 개정될 수 있고, 업종과 품목에 따라 적용되는 세부 기준도 달라집니다. 실제로 공사나 등록을 진행하실 때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14와 안전관리인증기준 고시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세요.
